여러분도 이런 말 아세요? 저는 친구한테 들은 말인데 이런 말이 있대요. Life is soup and I got a fork. 인생은 국이고 내 손에는 포크만 있다고. 인생 내 맘대로 안 된다 이런 뜻이죠. 저는 그 얘기 듣고 농담처럼 얘기했어요.
"내 손에 포크만 있으면 뭐. 그게 뭐가 문제야? 국그릇 들고 마시면 되지."
알아요. 그만큼 인생이 내 뜻대로 안 되고 힘들고 어렵다는 뜻이라는 거. 그래도 옆에 반찬도 많고 고기도 있고 과일도 있을텐데 포크로는 생각보다 많은 걸 할 수 있지 않나. 국이 안 떠지면 다른 거 먹으면 되고 뭐 그래도 안되면 조금 쉬었다가 손가락에 힘이 생기면 또 하면 되죠. 쉽게 말한다 싶어도 저는 그렇더라고요. 생각을 달리 하면 그 상황이 조금 덜 숨 막히더라고요. 나를 가두고 있는 듯한 박스 안을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더라고요. 모르겠어요. 또 상황이 바뀌지 않는 이상은 다시 박스 안으로 제 발로 기어 들어갈 수도 있죠. 근데 자꾸 자꾸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이라도 상황에서 벗어나서 숨을 쉬다 보면 내 폐 속에 한 가득 시원한 공기를 넣을 날이 오더라고요. 저한테도 도대체 언제쯤 이 박스 걷어차고 벗어날까 싶은 날이 있었는데, 왜 내 삶은 이런걸까 싶은 날도 있었는데 나를 자꾸 심해로 끌고 들어가는 생각 다 털어버리고 마당 나가서 혼자 뛰어다닐 수 있는 음악 들으면서 추지도 못하는 춤추면서 신나는 몸짓을 하기도 하고 떨어진 낙엽 쓸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운동장을 뛰기도 하고 아무도 모르게 눈물도 엄청 흘려보내 보니까
"아 오늘은 살 수 있겠다. 내일은 모르겠고, 오늘은 살 수 있겠다." 싶더라고요.
여러분들한테도 포크 때문에 짜증나는 현실에서 "에라, 모르겠다." 하고 국그릇 들고 마실 수 있는 순간들이 있으면 좋겠네요. 그건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남이 만들어 주지 않아요. 용기가 필요할거에요. 힘들 거고.. 저도 힘들더라고요. 울기도 많이 울고. 그래도 삶의 아름다운 가치를 조금 더, 조금만 더 알아가 봐요. 조금, 조금씩 가다 보면 정말 아름다운 것들이 많이 있다고요. 그걸 다 봤으면 좋겠어요.
오늘도 다들 수고했어요 오늘을 사느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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